훌리안 알바레스와 리오넬 메시가 나란히 최전방에 선 아르헨티나의 4-4-2, 20일(한국시간) 북중미월드컵 결승에서 이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크리스티안 로메로, 니콜라스 탈리아피코, 곤살로 몬티엘이 포백을 이뤘고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와 엔소 페르난데스가 중원을, 니콜라스 곤살레스와 로드리고 데 폴이 좌우 날개를 맡았다.
핵심 요약
4-4-2 투톱의 압박은 볼에 가까운 쪽 공격수가 각도를 잡고 먼저 달려들면서 시작된다.
두 공격수 사이 간격이 벌어지면 중앙 미드필더가 그 틈으로 볼을 받아버린다.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알바레스와 메시를 나란히 세우고도 스페인의 압박에 막혀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강팀의 조건은 포메이션 번호가 아니라 상황에 맞춘 유연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알바레스와 메시, 나란히 서고도 막힌 이유
결승전 초반 흐름은 완전히 스페인 쪽으로 기울었다. 전반 5분 라민 야말의 슈팅을 시작으로 스페인이 공세를 이어가는 동안 메시는 철저히 봉쇄됐고, 아르헨티나는 정규시간 내내 이렇다 할 슈팅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막판에는 마르티네스가 부상을 호소해 예정에 없던 교체 카드까지 써야 했다. 알바레스와 메시가 나란히 투톱으로 섰다는 것만으로 공격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걸 이 장면이 보여준다.
4-4-2 미드블록이란 무엇인가
4-4-2 미드블록은 평평한 포백과 미드필드 네 명, 중앙 공격수 두 명이 그라운드 중간 지역에 세 줄의 수비 라인을 만드는 비점유 시 전형이다. 목적은 중앙 공간을 좁혀 상대가 그 라인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압박을 시작하는 지점을 상대 진영 쪽에 낮게 설정해 상대를 자기 진영 밖으로 끌어낸다. 볼을 소유한 선수를 고립시켜 다시 빼앗으면, 상대가 비워둔 넓은 공간으로 곧바로 역습을 걸 수 있다는 게 이 구조의 핵심이다.
압박은 누가, 어디로 유도하는가
투톱의 진짜 역할은 여기서 나온다. 두 공격수는 그 사이로 패스가 지나가지 못할 만큼 붙어 있어야 하고, 볼에 가까운 쪽 공격수가 상대 센터백의 인사이드 발쪽으로 살짝 각도를 튼 채 달려들어 중앙 미드필더로 가는 패스와 반대쪽 센터백으로 가는 패스를 동시에 차단한다.
이렇게 되면 볼을 든 선수의 다음 선택지는 풀백에게 주는 패스 하나로 좁혀진다. 압박을 시작한 공격수의 반대편 파트너는 그 뒤로 대각선으로 빠지며 다음 패스 길목까지 막아선다. 이 두 동작이 맞물려야 4-4-2 투톱의 압박이 완성된다.
라인 간격도 관건이다. 4-4-2 미드블록에서 첫 줄과 마지막 줄 사이는 보통 40 yards를 넘지 않게 잡는다. 2022 FIFA World Cup 우루과이전에서 한국이 4-4-2 미드블록을 썼을 때는 그 간격이 26 yards (24 meters)까지 좁혀졌는데, 이 정도면 기술 좋은 팀도 라인 사이에서 볼을 받기가 쉽지 않다.
포메이션 번호보다 중요한 것
그렇다고 4-4-2라는 숫자 자체가 강팀의 조건은 아니다. 튀르키예 트라브존대 연구진이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라리가 등 6대 리그를 분석한 결과 강팀들이 공통으로 쓰는 포메이션은 없었고, 4-2-3-1 같은 포백형 포메이션도 강팀과 중위권 팀이 비슷하게 사용했다. 연구진은 감독 철학과 전술 이해도, 선수 능력에 따라 같은 포메이션의 효과가 달라진다고 봤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 상대 수비를 허무는 패스는 전체 패스의 34%에 불과했지만, 그 패스가 나올 때 페널티박스 진입 확률은 약 3배 높았다. 압박도 마찬가지로 몇 번을 뛰었는지보다 어느 타이밍에 어느 방향으로 상대를 몰았는지가 승부를 가른다. 이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 투톱의 압박이 구체적으로 몇 번 성공했는지에 대한 공식 수치는 나와 있지 않다.
다음 경기에서 무엇을 먼저 볼까
다음에 4-4-2를 쓰는 팀을 볼 때는 포메이션 숫자보다 두 공격수 사이 간격과 볼에 가까운 쪽 공격수가 어느 발쪽으로 달려드는지를 먼저 보자. 압박이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는 거기서 갈린다.
스페인은 후반 들어 페란 토레스와 페드리, 미켈 메리노와 니코 윌리엄스를 잇달아 투입하며 공격 조합을 계속 바꿨고, 그 유연함 끝에 연장 후반 페란 토레스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가져갔다. 고정된 투톱 하나로 버틴 아르헨티나와 대비되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