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가나전에서 슈팅 18번을 몰아쳤지만 득점 없이 0-0으로 끝났다. 중원에 선 엘리엇 앤더슨과 데클란 라이스, 이른바 더블 볼란치 조합은 볼을 계속 공급했지만 4-5-1로 내려앉은 가나의 두 줄 수비를 끝내 열지 못했다.
핵심 요약
더블 볼란치는 4-2-3-1에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압박과 뒤 공간 보호 역할을 나눠 맡는 구조다.
세네갈-이라크전에서는 이라크의 알 암마리-이크발이 더블 볼란치를, 세네갈은 디아라-게예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맡았다.
잉글랜드는 앤더슨-라이스 조합으로 슈팅 18번을 만들었지만 가나의 4-5-1 두 줄 수비를 열지 못하고 0-0에 그쳤다.
포르투는 황인범을 더블 볼란치와 8번, 10번을 모두 소화할 자원으로 검토하고 있다.
더블 볼란치가 지키는 것은 공간이다
4-2-3-1에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묶어 더블 볼란치라 부른다. 두 선수가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한 명이 공을 가진 상대를 압박하면 다른 한 명이 그 뒤 공간을 메우는 식으로 역할을 나눈다. 센터백 앞 공간을 지키는 것이 이 구조의 첫 번째 임무다.
이 배치는 측면에서 풀백-미드필더-윙어, 중앙에서 센터백-더블 볼란치-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어지는 삼각형 패스 경로를 동시에 만든다. 짧은 점유 축구뿐 아니라 빠른 역습 전개에도 같은 대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네갈-이라크전이 보여준 더블 볼란치의 실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I조 최종전에서 세네갈과 이라크는 나란히 4-2-3-1을 꺼냈다. 이라크는 알 암마리와 이크발이 더블 볼란치를 이뤘고, 세네갈은 디아라와 게예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섰다. 같은 포메이션이었지만 경기 양상은 전혀 달랐다.
세네갈은 코너킥 상황에서 세크의 헤더가 디아라의 발을 맞고 골로 연결되며 앞서갔다. 이후 이라크 수비수 술라카가 VAR 판독 끝에 퇴장당하면서 이라크는 한 명이 부족한 채로 더블 볼란치 구조를 유지해야 했고, 카셈을 빼고 유니스를 투입했다.
압박을 견디는 패스와 그렇지 않은 패스
더블 볼란치가 볼을 잡아도 좌우로 무의미하게 돌리기만 하면 압박을 뚫는 효과가 없다. 카디프대 연구진은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패스가 전체 패스의 34%에 불과했지만, 그 패스가 나온 다음에는 상대 페널티 박스 진입 확률이 3배 높았다고 분석했다.
같은 흐름에서 트라브존대 연구진은 강팀들이 하나의 포메이션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에 맞춰 배치를 바꾼다는 점을 지적했다. 포메이션 숫자보다 그 안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역할을 바꾸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실제로 이 연구는 한국 대표팀의 사례와 대비된다. 홍명보호는 체코전부터 남아공전까지 스리백을 그대로 유지했고, 남아공전에서 일대영으로 뒤진 채로도 라인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더블 볼란치든 스리백이든 상황에 맞춰 바꾸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더블 볼란치를 소화하는 미드필더의 조건
포르투갈 구단 포르투는 황인범을 더블 볼란치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4-2-3-1에서는 공격수 뒤 10번이나 더블 볼란치 중 한 자리를, 4-3-3에서는 8번을 맡을 수 있다는 평가다. 벤투 전 감독은 지도 경험을 근거로 이 다재다능함을 확인해줬다.
4-2-3-1 포메이션에서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더블 볼란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4-3-3 포메이션에서는 6번 역할도 해낼 수 있다.
황인범은 대전에서 데뷔한 뒤 여러 리그를 거쳤고 대표팀에서는 A매치 77경기를 소화했다. 페예노르트와의 계약은 2028년까지지만 포르투와의 협상은 이미 시작됐다는 보도다. 29세라는 나이는 즉시 전력을 원하는 포르투의 방향과 맞아떨어진다.
다음 경기에서 볼 지점
더블 볼란치를 볼 때 포메이션 숫자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두 선수 중 누가 먼저 압박에 나가고 누가 뒤 공간을 지키는지다. 그 역할 분담이 분명할수록 상대의 첫 패스 길을 먼저 막을 수 있다.
잉글랜드가 가나전에서 슈팅 18번을 쏘고도 0-0에 머문 장면은, 더블 볼란치가 볼을 많이 만져도 상대 두 줄 수비를 여는 패스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 경기에서는 패스 횟수보다 어떤 패스가 수비 라인을 갈랐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