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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과 자책점 판정, KBO는 어떻게 가르나

KT 위즈 안현민의 연속 출루 기록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루수 실책 판정을 받으며 44경기 만에 끝났다. 이강철 감독은 30일 대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정정 신청 계획을 밝히면서도 실책을 주기엔 애매한 타구였다고 말했다. 이 장면이 실책과 자책점 판정을 둘러싼 익숙한 논쟁을 다시 불러왔다.

핵심 요약

KT 위즈 안현민의 연속 출루 기록은 대구 삼성전에서 3루수 실책 판정을 받으며 44경기 만에 끊겼다

KBO는 안타·실책 판정에 이의가 있으면 경기 종료 24시간 이내 서면으로 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

판정이 정정돼도 승패와 점수는 그대로지만 타율과 자책점 같은 개인 기록만 바뀐다

올 시즌 전반기는 이의신청 92건 중 13건이 받아들여졌고 그중 8건은 안타에서 실책으로 뒤집혔다

장면을 다시 보면: 안타냐 실책이냐

문제의 타구는 4회 선두타자 안현민이 삼성 선발 양창섭의 초구를 잡아당긴 것이었다. 공은 3루수 전병우의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흘렀고, 기록원은 이를 3루수 실책으로 판단했다.

그 타구는 축구공 무회전으로 가는 것처럼 갔다. 야수들이 많이 맞는다.

이강철 감독은 이 발언에 이어 기록원분들이 어떻게 보셨는지는 모르지만 현장에서 보면 드라이브가 걸려서 왔다며 실책을 주기엔 애매하다고 밝혔다. 정작 안현민 본인은 기록원분들께서 잘 판단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실책과 자책점 판정을 가르는 이의신청 제도

KBO의 기록 이의신청 제도는 경기 종료 24시간 이내에 구단이나 선수가 안타·실책·야수선택 판정을 두고 서면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한 절차다. 안타와 실책을 가르는 기준은 야수가 정상적이고 올바른 수비를 했다면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었는가 하나로 요약된다.

통보 기한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혀 있다. 한쪽 기사는 사무국이 마감일로부터 7일 안에 정정 여부를 통보한다고 전했고, 다른 자료는 신청 마감일로부터 5일 이내라고 안내한다. 심의 주체 구성도 기록위원장·비디오 판독위원·경기운영위원으로 적은 곳과, 기록위원장·기록위원회 팀장·경기운영위원으로 적은 곳이 갈린다. 세부 운영 방식은 시즌마다 조정될 수 있는 만큼 이런 표기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전반기 이의신청은 92건이었고 이 중 13건이 실제로 정정돼 정정률은 14%였다. 안타가 실책으로 바뀐 경우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실책이 안타로 바뀐 사례는 4건에 그쳤다.

시즌 정정 내역 방향
2023년 정정 8건 중 7건 실책·야수선택에서 안타로
지난해 정정 19건 중 14건 안타로 수정
올 전반기 신청 92건 중 13건 정정, 안타→실책 8건·실책→안타 4건 실책 쪽으로 쏠림

최근 2년은 안타 쪽으로 정정된 사례가 많았는데, 올 전반기는 그 흐름이 뒤집혀 투수가 웃는 쪽으로 기울었다.

왜 실책 하나가 자책점까지 흔드는가

판정이 정정되면 개인 기록이 함께 움직인다. 타자의 안타·타점, 투수의 피안타·자책점, 야수의 실책 수까지 조정 대상이다. 안타가 실책으로 바뀌면 타자는 안타 하나를 잃고 투수는 자책점 부담을 던다.

이 기준을 득점 장면까지 넓히면 논리는 같다. 원래 아웃됐어야 할 타구가 실책으로 살아난 것이라면, 그 주자가 이후 어떤 형태로 홈을 밟든 그 득점은 투수가 정상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이닝의 결과가 아니게 된다. 뒤이은 타자의 홈런으로 점수가 나더라도, 애초에 그 주자가 베이스에 서 있을 근거 자체가 수비 잘못이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실책 판정 기준이 자책점 계산으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이 부분을 두고 반복해서 질문이 올라온다. 한 NC 다이노스 팬 게시판에는 투수 자신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는데도 자책점이 오르지 않는 장면을 보고 투수 실책도 자책점 아니냐고 묻는 글이 올라왔다. 실책의 주체가 투수 자신인지 다른 야수인지에 따라 셈법이 달라 보이는 순간을 팬들이 자주 마주친다는 뜻이다.

주의할 점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투수 자신의 송구 실책인데도 자책점이 오르지 않는 장면을 두고 반복해서 질문이 올라온다

실책 정정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경기의 승패와 점수는 바뀌지 않고 개인 기록만 조정된다

기록원 재량이라 의견이 갈리는 이유

안타냐 실책이냐를 최종 결정하는 사람은 현장의 공식 기록원이다. 이들은 단순히 안타와 홈런을 적는 데 그치지 않고, 매 순간 발생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엄청난 집중력과 공정함을 요구받는 자리에 있다. 판정에 따라 선수의 타율과 투수의 자책점이 갈리기 때문이다.

팬들의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규정을 몰라서가 아니다. 안현민의 타구처럼 화면 각도와 타구 속도에 대한 체감이 감독과 기록원 사이에서도 갈릴 만큼, 정상 수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순간적인 시각 판단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다음 비슷한 장면에서 볼 조건

다음에 비슷한 타구가 나오면 공이 글러브에 맞았는지보다 정상적이고 올바른 수비였다면 아웃시킬 수 있었는가라는 조건을 먼저 떠올려 보자. 판정이 갈리는 지점은 결국 거기서 시작된다.

정정 신청은 경기 종료 24시간 이내라는 창구가 열려 있고, 받아들여져도 승패와 점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대신 타율과 자책점 같은 개인 기록만 조용히 다시 쓰인다. 안현민의 사례처럼 감독과 기록원의 판단이 갈릴 때, 그 다음 며칠 사이에 나오는 정정 여부가 그 선수의 시즌 기록표를 바꿔 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