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이 KBO 리그 타격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름값 있는 타자일수록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 이후 스트라이크존 경계 판정에서 손해를 봤다는 결과가 나왔다. 도입 전에는 유명 타자가 애매한 코스에서 유리한 콜을 받는 경향이 있었다는 뜻이다.
핵심 요약
KBO의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은 정규 투구 전부를 기계가 먼저 계산해 심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미시간대 연구팀은 이 시스템 도입 후 유명 타자의 볼넷이 줄고 삼진이 늘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피치클락은 주자가 있으면 23초, 없으면 18초 안에 투구해야 하고 타자는 8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체크스윙 판독은 팀당 별도로 2회까지 요청할 수 있다.
KBO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은 왜 모든 공을 판정할까
자동 투구 판정, 줄여서 ABS는 정규 투구를 전부 대상으로 삼는다. 트래킹 시스템이 공의 위치값을 추적해 타자별 스트라이크존 통과 여부를 계산하고, 그 결과를 심판이 전달받아 콜을 외치는 순서다. 심판이 매 공을 눈으로만 판단하던 기존 방식과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스트라이크존 경계는 홈플레이트 크기를 기준으로 좌우 범위가 정해지고, 상하는 타자의 신체 조건에 맞춰 계산된다. 그래서 같은 코스라도 타자에 따라 판정이 갈릴 수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특정 타자를 상대로 존 위아래를 어떻게 쓰느냐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한 변수가 됐다.
MLB의 챌린지형 ABS와 무엇이 다른가
같은 ABS라는 이름을 쓰지만 리그마다 방식은 다르다. 관련 산업 자료에 따르면 MLB가 준비하는 방식은 주심이 먼저 콜을 외치고, 선수가 이의를 제기했을 때만 기계 판정을 다시 불러오는 구조다. 사람이 먼저 판단하고 기계는 확인 역할만 맡는 하이브리드형이다.
두 방식의 차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구분 | KBO 방식 | MLB 방식 |
|---|---|---|
| 판정 방식 | 정규 투구 전부를 기계가 먼저 계산해 콜로 전달 | 주심이 먼저 콜을 외치고 필요할 때만 기계로 재검토 |
| 심판 역할 | 시스템이 전달한 결과를 그대로 콜 | 최초 판정은 사람이 하고, 번복 여부만 기계가 확인 |
| 판정 대상 확대 | 매 투구에 즉시 적용 | 챌린지가 제기된 투구에 한해 재확인 |
두 시스템 모두 기계가 개입하지만 개입 시점이 다르다. KBO 쪽은 판정의 일관성을 매 공마다 확보하려는 접근이고, MLB 쪽은 사람의 판단을 우선하되 오류만 걸러내려는 접근이다.
스타 타자에게 유리했던 판정이 사라졌다
한국에서는 이 방식이 정착하면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자동 판정 도입 이후 KBO 구장에서는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을 둘러싼 항의 장면이 크게 줄었다는 관찰이 나온다. 심판 개인을 향한 비난도 함께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고 시스템이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카메라 설치 위치나 구장 조건에 따라 판정 경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KBO는 선수단 의견을 받아 스트라이크존 설정을 조정해 왔다. 팬들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어떤 시점의 기준을 봤느냐에 따라 체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자동 판정이 가져온 변화를 통계로 보여준 것이 미시간대 연구다. 연구에 참여한 스포츠과학자 Jimin Song은 도입 전 유명 타자에게 유리한 판정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입 전 타석에 유명 타자가 들어섰을 때, 심판이 애매한 코스에서 더 유리한 콜을 줬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동 저자인 Richard Paulsen은 볼-스트라이크 판정처럼 객관적인 판정은 자동화하기 쉬운 영역이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더 주관적인 판단까지 심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피치클락과 체크스윙, 남은 판독의 영역
판정만큼 경기 템포를 바꾼 규정이 피치클락이다. 주자가 있을 때는 23초, 주자가 없을 때는 18초 안에 다음 투구를 시작해야 하고, 타자는 8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정해진 리듬을 강제하는 셈이다.
판정 시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체크스윙 여부는 ABS가 아니라 별도 판독으로 처리되는데, 팀당 요청 횟수는 2회로 제한된다. 판독으로 콜이 번복되면 그 요청 기회는 그대로 유지된다. 1루 주로 판정에서는 파울라인 안쪽 흙 부분까지 주로로 인정하고, 수비 방해가 확인되면 아웃이 선언될 수 있다.
다음 경기에서 애매한 판정 장면이 나오면 심판 개인의 성향보다 시스템이 그 공을 어떤 기준으로 처리했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낫다. 체크스윙처럼 ABS 밖에 있는 판정은 여전히 팀당 정해진 횟수 안에서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