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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구속 150km 평가가 예전과 달라진 이유

투수 구속 150km 평가는 이제 예전과 같지 않다. 2026년 6월 24일 잠실구장에서 LG 외국인 투수 리오스가 김영웅에게 던진 초구는 전광판에 162km로 찍혔고, KBO 공식 트랙맨 기준으로는 161.7km가 최종 기록됐다. 이 숫자가 화제가 된 이유는 단순히 빠르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150km 안팎의 공이 야구장 곳곳에서 더는 놀랍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리오스가 던진 161.7km, 무엇을 바꿨나

리오스의 161.7km는 한화 문동주가 2025년 9월 20일 수원 KT전에서 던진 161.44km를 넘어선 KBO 트랙맨 시대 최고 기록이다. 리오스 본인도 지난 13일 롯데전에서 160.84km를 던진 바 있어, 최고 기록이 몇 주 사이 계속 갈아치워지는 흐름이었다.

리오스는 경기 후 미국에서 100.8마일(162.2km)을 던졌다고 밝혔다. KBO 최고 기록을 넘어선 순간에도 정작 본인 커리어 최고치에는 못 미쳤다는 뜻이다. 다음에 리오스가 마운드에 오를 때 자기 기록을 다시 넘길 수 있을지가 자연스러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투수 소속 기록 구속
리오스 KBO LG 트윈스 161.7km
문동주 KBO 한화 이글스 161.44km
제이콥 미저라우스키 MLB 밀워키 브루어스 100.5마일(161.7km)
메이슨 밀러 MLB 애슬레틱스 101.3마일(163㎞)

150km는 왜 이제 ‘평범한 구속’이 됐나

리오스의 강속구가 특별하면서도 놀랍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구속의 기준선 자체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4.7마일(152.4㎞)로 2008년 시속 147.9㎞보다 뚜렷하게 높아졌고, 6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완 투수만 놓고 보면 평균 구속이 시속 153.2㎞까지 올라갔고, 짧은 이닝을 던지는 우완 구원 투수는 시속 153.9㎞에 달한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평균 구속도 시속 150.6㎞로, 측정을 시작한 2022년 시속 149.2㎞보다 빨라졌다. 상위 레벨만이 아니라 마이너리그 전반에서 구속이 함께 올라간 셈이다.

한국도 흐름은 비슷하다. KBO 평균 구속은 2015년 141km/h에서 2026년 146km/h로 올라섰고, 고교 현장에서는 시속 150㎞ 공을 던지는 투수가 20명을 넘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다만 최근 WBC에서 한국 투수의 직구 계열 평균 구속은 시속 90.1마일(약 145㎞)로 본선 20개 팀 중 18위에 그쳤다.

구속만큼 회전수·제구가 평가받는 이유

구속이 흔해지면서 다음 질문은 그 공을 얼마나 정교하게 다루느냐로 옮겨간다. 미국 트레이닝 센터 드라이브라인의 연구는 좋은 제구가 무조건 많이 던지는 반복 훈련의 산물이 아니라, 투구 중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를 그때그때 보정하는 가변성에서 나온다고 봤다.

이 연구는 시속 140㎞ 초반의 느린 공으로도 최고 수준 제구를 보여준 카일 헨드릭스와, 시속 164㎞의 빠른 공을 던지지만 제구는 상대적으로 거친 벤 조이스를 나란히 분석했다. 다르빗슈 유는 구속과 제구를 함께 갖춘 사례로 제시됐다. 조이스는 대학 시절 최고 시속 105.5마일(약 169.8㎞)의 강속구로 주목받았던 투수다. 구속과 제구가 반드시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관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변화구 비중이 함께 늘어나는 이유

구속 상승과 맞물려 구종 구성도 바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포심 패스트볼 비중은 지난해 31.8%에서 올해 30.4%로 줄었고, 싱커는 15.5%에서 16.6%로, 커터는 7.5%에서 7.8%로 늘었다. 전체 변화구 비중은 13.6%에서 14.3%로 올라갔다. 포심 하나로 윽박지르기보다 싱커·커터 같은 횡적 움직임과 변화구를 섞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셈이다.

다음 경기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KBO에서는 국내 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두산 최민석은 평균자책점 2.33으로 선두를 달리고, LG 임찬규는 9승으로 다승 공동 1위, 두산 곽빈은 탈삼진 112개로 앞서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후반기 KBO 경기에 나서지 못해 타이틀 경쟁에도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다음에 구속판 숫자에 눈이 갈 때는 그 옆에서 변화구 배합과 제구가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함께 보자. 리오스가 스스로의 최고 기록을 다시 넘길 수 있을지도, 결국 구속 하나가 아니라 그 공을 얼마나 정교하게 다루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