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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교체 논란, 홍명보호는 왜 그 타이밍을 골랐나

홍명보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손흥민 교체 카드를 두 번 정반대 방식으로 썼다. 멕시코전은 후반 12분에 손흥민과 이재성을 동시에 빼며 조기 교체했고, 남아공전은 아예 손흥민을 벤치에서 출발시켰다가 후반에 투입했다. 두 선택 모두 ‘상대 체력’과 ‘득점 타이밍’이라는 감독 본인의 논리에서 나왔다.

멕시코전 후반 12분, 손흥민과 이재성이 동시에 빠진 이유

경기는 후반 5분 멕시코의 결승골로 갈렸다. 김승규가 공중볼을 다투다 놓쳤고, 루이스 로모의 슈팅이 골로 연결되며 한국은 0-1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홍 감독은 그 직후인 후반 12분 손흥민과 이재성을 빼고 오현규와 황희찬을 투입했다. 이어 윙백을 양현준과 엄지성으로 바꾸고 백승호 대신 조규성까지 넣었지만, 첫 유효슈팅은 후반 42분에야 조규성의 헤더로 나왔다.

홍 감독은 이 선택을 KBS스포츠 인터뷰에서 직접 설명했다. “우리는 득점해야 했다. 좀 더 프레시한 선수가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손흥민의 경우 뒷공간 침투 장면은 잘 나왔다. 이른 시간에 교체를 해서 경기를 최소한 동점까지 만들고 싶은 생각에 선수 교체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신문선 교수는 같은 장면을 다르게 읽었다. 그는 “손흥민이 움직임이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았나”라며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경기 내용이 부진하지도 않았는데 빼고 윙백들을 집어넣었다”고 비판했다. 손흥민이 남아 있었다면 상대 수비의 견제가 계속 그쪽으로 쏠렸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남아공전엔 반대로, 손흥민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남아공전에서는 흐름이 뒤집혔다. 체코전과 멕시코전에 모두 선발로 나섰던 손흥민 대신 오현규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손흥민은 후반 교체 카드로 남았다.

홍 감독은 경기 직전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밝혔다. “상대의 체력적인 면을 봤다. 후반에 나가는 것이 팀이나 본인을 위해 좋다는 판단”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결정은 곧바로 반박에 부딪혔다. 방송 해설에서는 체코전과 멕시코전의 승리 공식이 전반에 손흥민과 이재성이 침투하며 상대 수비를 지치게 만든 뒤, 힘이 남은 오현규와 황희찬을 후반에 투입하는 흐름이었다고 짚었다. 남아공전은 이 순서를 통째로 뒤집은 셈인데, 정작 전반에 상대를 지치게 만들 삼각편대의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 손흥민을 투입할 명분 자체가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다섯 번까지 나눠 쓰는 교체 카드가 만든 선택지

두 판단이 정반대로 보이는 배경에는 교체 규정 자체의 구조가 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애초 부상 선수 교체만 허용하던 규정을 전술적 교체로 넓혀 왔고, 코로나19로 일정이 빡빡해진 시기에 도입한 확대 교체 규정이 이후 정식 규정으로 자리 잡았다.

이 규정은 정해진 횟수의 교체 기회를 나눠 쓰는 방식이라, 하프타임 교체는 별도로 계산된다. 그래서 감독은 한 번에 몰아 쓸지, 초반부터 나눠 쓸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여기에 2026 대회부터는 교체된 선수가 정해진 시간 안에 그라운드를 벗어나야 하는 규정까지 더해져, 교체 타이밍 자체가 경기 운영의 일부가 됐다.

홍명보호가 3-4-3을 계속 고집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설명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하나의 전술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것이 감독의 논리였고, 실제로 대형은 유지한 채 윙백과 스트라이커 조합만 바꾸는 방식으로 교체 카드를 운용했다.

같은 카드가 두 경기에서 다르게 읽힌 진짜 이유

세 경기의 수치를 나란히 보면 왜 같은 손흥민 교체 카드가 다르게 평가받았는지 드러난다. 체코전은 점유 55.8%, xG 1.77, 슈팅 15회로 교체 이후 결정적 장면이 실제로 늘었지만,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은 점유율이 높아도 박스 안 위협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경기 결과 핵심 수치
체코전 2-1 승 점유 55.8%, xG 1.77, 슈팅 15회
멕시코전 0-1 패 점유 51.8%, xG 0.87, 슈팅 9회
남아공전 0-1 패 점유 60.9%, xG 0.74, 크로스 39회

특히 남아공전은 크로스 39회로 세 경기 중 가장 많았는데도 xG는 가장 낮았다. 측면까지는 볼이 갔지만 중앙에서 상대를 흔들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 수치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고, 일부 비평가는 이 결과를 개별 교체 판단을 넘어 대표팀의 위기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장해 짚었다. 다만 이는 하나의 시각이며, 감독의 교체 판단과 협회 운영 문제를 곧바로 같은 원인으로 묶을 근거까지 평가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에 비슷한 장면을 볼 때는 교체 선수의 이름보다 ‘어느 시점에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선수를 빼는가’를 먼저 보는 편이 유용하다. 체코전처럼 지친 수비를 상대로 신선한 자원을 넣는 순서와, 남아공전처럼 그 지치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빠진 순서는 같은 손흥민 카드라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