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전에서 한국의 PPDA 압박강도는 후반 실점 직전 약 15분 이상 동안 48회까지 치솟았다. 앞서 체코전 후반에는 같은 수치가 8.27회였다. 같은 대표팀이 만들어낸 압박 강도라고 보기 어려운 낙차였다.
핵심 요약
PPDA는 수비 액션 한 번당 상대가 연결한 평균 패스 횟수로, 수치가 낮을수록 압박이 강하다는 뜻이다.
한국은 체코전 후반 PPDA 8.27회로 강하게 압박했지만 남아공전 실점 직전 약 15분은 48회까지 치솟았다.
남아공전에서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0-1로 패해 탈락이 확정됐다.
홍명보 감독은 탈락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거취를 직접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어떤 장면이 이 질문을 던졌나
홍명보 감독의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였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경기 전 남아공이 후방 빌드업에서 실수를 반복한다며, 골키퍼 빌드업 타이밍에 압박을 걸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실제 경기는 정반대로 흘렀다. 한국은 0-1로 패했고, 9개의 경우의 수 중 단 한 개(스페인 1-0 우루과이)만 들어맞으며 최종 34위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1982년 이후 44년 만의 월드컵 역대 최저 순위, 36년 만의 조별리그 2경기 무득점이라는 기록도 함께 남았다.
PPDA 압박강도가 가리키는 실제 조건
PPDA는 수비 측 태클 시도와 가로채기, 압박 등 액션 한 번당 상대가 연결한 평균 패스 횟수를 뜻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상대를 빨리 압박해 패스를 끊어냈다는 의미고, 높을수록 압박 없이 공을 돌리게 놔뒀다는 뜻이다.
체코전 90분 평균 PPDA는 10.75회, 특히 한국이 역전한 후반에는 8.27회로 강한 압박을 유지했다. 반면 남아공전은 전반 45분 동안 28.17회, 후반 실점 직전 약 15분 이상은 48회까지 벌어졌다. 같은 대회, 같은 팀이 만들어낸 수치라고는 믿기 힘든 차이다.
| 구간 | PPDA 수치 |
|---|---|
| 체코전 전반 | 13.78회 |
| 체코전 후반 | 8.27회 |
| 남아공전 전반 45분 | 28.17회 |
| 남아공전 실점 전 약 15분 | 48회 |
왜 압박은 사라졌나
대한축구협회는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이후 ‘MIK(Made In Korea)’ 철학을 내세웠다. 전방압박과 빠른 전환, 후방 빌드업을 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관통하는 방향으로 삼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남아공전에서 나온 장면은 이 철학과 정반대였다. 국제축구연맹 뉴스팀 인사이트는 홍명보 감독의 경기 운영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짚으며, 멕시코전에서 보인 소극적인 흐름이 남아공전까지 그대로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데이터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못하는 것
팬들의 시선이 갈리는 지점은 여기다. 체코전 승리로 확보한 위치를 지키기 위한 의도적 관리였다는 해석과, 32강행을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한다는 해석이 동시에 존재한다. FIFA 인사이트조차 체코전 승리 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일관하면 32강 정도는 오를 수 있다는 착각을 한 것이냐고 직접 반문하며 이 해석 가능성을 짚었다.
다만 PPDA 수치 자체는 감독의 의도나 선수단 컨디션까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수치는 압박의 결과만 보여줄 뿐, 그 결정이 전술 지시였는지 체력 관리였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빌드업 조율 능력을 인정받은 황인범이 체코전 1골 1도움을 발판 삼아 이후 유럽 이적에 성공한 사례는, 대표팀의 문제가 선수 개개인의 기량보다는 경기 운영 방식에 있었다는 정황과 맞닿아 있다.
비슷한 장면에서 먼저 볼 지표
홍명보 감독은 탈락 직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거취를 직접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다음에 비슷한 장면을 볼 때는 점유율이나 스코어보다 전반과 후반을 나눠본 PPDA 흐름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압박이 무너지는 시점은 점유율표가 아니라 그 구간에서 먼저 드러난다.